마그네슘은 어디서 왔을까요? 목마른 소가 마시지 않은 물(1/3)

 

가뭄이 든 17세기 영국 들판에서 목마른 소가 물웅덩이를 외면하는 모습

밤하늘을 올려다보신 적 있으세요.

오늘 하려는 마그네슘 이야기는 저 별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다 영국의 마른 들판으로 내려와요. 목마른 소들이 물을 발견하고도 마시지 않았다는, 조금 이상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빠져 들어가 볼까요?

마그네슘은 별에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별은 오랫동안 자기 안에서 원소를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수소가 헬륨이 되고, 시간이 흐르면 더 무거운 원소도 만들어집니다. 질량이 큰 별의 내부에서는 탄소가 관여하는 핵반응을 거쳐 마그네슘도 생깁니다.

별 가운데 일부는 수명을 다할 때 크게 폭발합니다. 별을 이루던 물질이 우주로 퍼지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다른 물질과 섞입니다. 그렇게 다음 세대의 별과 행성을 만드는 재료가 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별 안내에도 이 과정이 설명돼 있습니다.

지구에 있던 마그네슘도, 지금 우리 몸에 들어 있는 마그네슘도 그 긴 시간의 끝에 있습니다. 어느 한 별에서 왔다고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요.

별에서 만들어진 원소는 우리 곁에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보고 이름을 붙인 건 훨씬 뒤의 일입니다.

이제 1618년 무렵의 영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목마른 소들은 왜 엡솜의 물을 마시지 않았을까요?

그해 무렵, 엡솜에는 가문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지역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헨리 위커라는 주민이 소들을 돌보다가 소 발굽 자국에 물이 조금씩 솟는 것을 보았습니다. 위커는 그 자리를 더 파놓고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다시 와보니 파놓은 자리에는 맑은 물이 차 있었습니다.

소들에게는 잘된 일이었습니다. 물이 귀하던 때였으니까요.

그런데 소들은 마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서는 위커도 물을 맛보았고, 광물질 때문에 쓴맛이 났다고 합니다. 보기에는 맑았지만, 평소 마시던 물과는 맛이 달랐던 거지요.

소 발굽 자국과 물을 거부한 소들은 엡솜 지역에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위커가 그날 무슨 생각을 했고 소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닙니다. 다만 이 이야기가 오래도록 전해질 만큼 엡솜의 샘물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엡솜 지역 역사 자료도 이 발견담을 전승으로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소도 마시지 않은 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오히려 그 물을 찾아 엡솜으로 왔습니다.

쓴 샘물 하나가 어떻게 사람들을 불러 모았을까요?

엡솜의 물은 몸에 좋다는 평판을 얻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당시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찾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문은 마을 밖으로 퍼졌습니다.

1656년에는 영국의 먼 지역에서도 엡솜에 와서 한 주를 머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훗날 엡솜의 샘을 방문한 네덜란드 여행자는 사람들이 아침 일찍 찾아와 돌잔에 담긴 물을 마시는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며칠씩 머물렀고, 샘물을 담은 병은 다른 지역으로 보내지기도 했습니다.

샘 주변 풍경도 달라졌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지자 머물 곳과 모일 곳이 생겼습니다. 사람들은 물만 마시고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산책하고, 커피를 마시고, 사람을 만났습니다. 나중에는 가게와 모임 장소, 볼링장까지 들어섰습니다.

소들이 외면했다는 물을 마시려고 사람들이 먼 길을 온 겁니다.

하지만 물을 찾는 손님이 많아질수록 다른 질문도 생겼겠지요.

대체 이 물에는 무엇이 들어 있기에 맛이 이렇게 쓸까?

엡솜솔트는 무엇이고, 마그네슘과는 어떤 관계일까요?

1695년, 화학자 느헤미야 그루는 엡솜의 광천수에서 얻는 쓴 소금에 관해 글을 남겼습니다. 샘물을 찾아 먼 길을 가지 않아도 엡솜의 이름을 단 물질을 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지요.

엡솜의 샘물에서 얻은 소금이 오늘날 ‘엡솜솔트’라고 부르는 황산마그네슘입니다.

엡솜솔트는 마그네슘이 들어 있는 황산마그네슘이지, 순수한 마그네슘 금속은 아닙니다. 위커가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것도 마그네슘 금속이 아니라 쓴맛 나는 샘물입니다. 순수한 마그네슘 금속이 분리된 것은 그로부터 약 190년 뒤인 1808년입니다.

순수한 마그네슘 금속을 소량 분리한 것은 그보다 훨씬 뒤인 1808년,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였습니다. 그는 ‘마그늄’이라는 이름을 제안했지만, 오늘날에는 ‘마그네슘’이라는 이름을 씁니다. 영국 왕립화학회의 마그네슘 안내에서 이 역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 ‘마그네슘’과 자석을 뜻하는 ‘마그넷’은 이름의 뿌리가 닮았습니다. 둘 다 그리스의 지명 마그네시아와 관련이 있어요. 그렇다고 마그네슘 금속이 자석처럼 쇠를 끌어당기는 것은 아닙니다.

소가 마시지 않은 물에 남은 이야기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마그네슘이 긴 시간을 지나 지구의 물과 땅에 자리 잡았습니다.

영국 엡솜에서는 쓴맛 나는 샘물이 솟았습니다. 목마른 소들이 그 물을 마시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뒤에는 사람들이 그 물을 찾아 멀리서 찾아왔다는 기록이 남았습니다. 화학자들은 물에 녹아 있던 물질을 살폈고, ‘엡솜솔트’라는 이름은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소가 물 앞에서 왜 멈췄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 덕분에, 사람들은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엡솜의 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다음 편 예고

별에서 시작한 마그네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나뭇잎으로 이어집니다. 나뭇잎이 초록색인 이유와 마그네슘은 무슨 관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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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주기율표 군, 원소를 찾아 줘!》 무료 미리보기 — 우에타니 부부가 원소의 성질과 이름을 만화로 풀어낸 책입니다. 링크에서 일부를 무료로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책 전체가 무료인 것은 아닙니다.

《Astronomy 2e》의 별과 원소 이야기 무료로 읽기 — 별 내부에서 마그네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룬 영어 천문학 교과서입니다. 해당 장을 웹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마그네슘의 역사와 엡솜 지역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엡솜솔트의 복용이나 치료 효과를 안내하는 글은 아닙니다. 목욕용 제품을 임의로 마시지 말고, 마그네슘이 든 약을 사용하려는 경우에는 제품의 용도와 복용 지침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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