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개썰매를 타고 온 의사들/소설 같은 이야기 (1/3편)
1970년 봄, 올보르(Aalborg)의 한 병원 연구실. 젊은 의사 요른 뒤에르베르(Jørn Dyerberg)의 책상 위에 이상한 서류 한 장이 놓여 있었어요.
그린란드 이누이트들의 사망 기록이었습니다. 이누이트는 북극에 사는 원주민이에요. 한 사람이 아니라, 그 얼음의 땅에 사는 사람들 전체를 부르는 이름이죠. 그 말 자체가 그들의 언어로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그는 기록의 한 줄에 눈이 멈췄어요.
중년 남성들이 세상을 떠날 때, 그 원인이 심장병인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미국에서는 열 명 중 넷이 심장병으로 목숨을 잃었어요. 그런데 그린란드 이누이트는, 스무 명 중 한 명꼴에 그쳤습니다.
같은 중년의 죽음인데, 심장병으로 죽는 비율이 여덟 배나 차이가 났어요.
"오타겠지." 그는 서류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숫자는 그대로였어요. 잘못된 건 종이가 아니었습니다. 잘못된 건 그가 의대에서 배운 상식 쪽이었어요.
당시 의학의 상식은 단순하고 확고했습니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으면 혈관이 막히고, 그러면 심장이 병든다. 교과서에 그렇게 적혀 있었고,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이누이트 사람들은, 그 상식을 정면으로 부수고 있었습니다.
* * *
이누이트가 특별한 건, 지구 어디와도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에요. 그린란드와 캐나다 북부, 알래스카 같은 북극권.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고 밭 한 뙈기 일굴 수 없는 얼음의 땅에서, 이누이트는 수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요. 곡식도, 채소도, 과일도 이 땅은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건 오직 바다뿐이었어요.
그래서 이누이트는 바다를 사냥하며 살았습니다. 남자들은 개썰매를 몰고 얼음판 위로 나가, 숨 쉬러 올라오는 바다표범을 며칠이고 기다렸어요. 작살 하나로 물범을 잡고, 때로는 바다코끼리와 고래, 얼음 밑을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사냥에 성공한 날이면 고기는 마을 사람들과 나누었어요. 혼자 배불리 먹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는 것이 이 땅의 규칙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식탁에 오르는 건 늘 바다표범 고기와 생선, 그 기름이었어요. 채소를 곁들이고 싶어도 곁들일 채소가 없었습니다. 사냥한 짐승의 살과 지방, 내장까지 알뜰히 먹으며 혹독한 추위를 견뎌냈어요.
바로 이 점이, 뒷날 덴마크 연구진을 북극까지 이끈 열쇠였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세상 대부분의 사람은 곡식과 채소와 고기를 섞어 먹어요. 그래서 누가 건강하면 "고기 덕분인지, 채소 덕분인지"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누이트는 달랐어요. 거의 온전히 바다 동물의 고기와 지방만 먹는, 지구에서 보기 드문 식단을 수천 년째 이어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고지방만 먹으면 몸이 어떻게 되는가"를, 자연이 수천 년에 걸쳐 대신 실험해 놓은 셈이었어요.
이런 조건을 갖춘 사람들은 지구상에 이누이트 말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 답을 알고 싶다면, 갈 곳은 오직 한 군데뿐이었어요.
* * *
이 모든 걸 뒤에르베르에게 처음 일깨워준 사람은, 그의 상관이자 스승인 한스 올라프 방(Hans Olaf Bang)이었습니다.
방에게는 오래된 기억이 하나 있었어요. 젊은 의사 시절, 그는 그 얼음의 땅에서 몇 달을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겨울이면 해가 아예 뜨지 않고, 여름이면 한밤중에도 해가 지지 않는 땅. 그곳에서 그는 바다표범 기름으로 배를 채우면서도 놀랍도록 건강한 사람들을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교과서대로라면 이렇게 사는 사람들의 혈관은 진작 기름으로 막혔어야 했어요. 그런데 방이 본 이누이트는 달랐습니다. 그 험한 땅에서, 그 기름진 것을 먹으며, 심장병으로 죽는 사람이 놀랍도록 드물었어요.
방은 그 풍경을 오래 잊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책상 위에 놓인 그 사망률 통계를 보는 순간, 잊고 있던 기억이 다시 살아났어요.
"자네가 만든 그 분석법 있잖나." 어느 날 방이 뒤에르베르를 불렀습니다. 뒤에르베르가 박사 논문을 쓰며 개발한, 병원 실험실 밖에서도 혈중 지질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그걸 들고 그린란드로 가세. 저 사람들 피 속에 뭐가 들었는지, 우리가 직접 봐야겠어."
뒤에르베르는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그린란드. 지도 위 저 위쪽 끝,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인 땅. 해가 뜨지 않는 겨울과, 밭 한 뙈기 없는 해안. 따뜻한 진료실을 떠나 그 혹한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 실험실도, 변변한 장비도, 연구비도 없이 말이에요. 상식적인 결정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마음을 먼저 움직인 건 논리가 아니었어요.
개썰매를 타고 눈과 얼음 위를 달린다는 것. 아무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향해, 세상 끝으로 떠난다는 것. 젊은 의사의 가슴이 먼저 뛰었습니다.
* * *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가시죠."
그렇게 두 사람은 그해 8월, 그린란드 북서쪽 해안을 향해 떠났습니다.
그래서, 이게 뭐냐면요
지금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오메가3, 심장에 좋대"라고 말하는 그 한 문장은, 사실 종이 위의 이상한 숫자 하나와, 얼음의 땅에 사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서 시작됐어요. 나무도 밭도 없이 바다표범과 생선만 먹고 사는데도 심장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들. 채소를 안 먹으니 변명의 여지도 없던 이 순수한 미스터리가, 두 의사를 북극으로 이끈 거죠.
그런데 한 가지, 미리 궁금해해도 좋을 게 있어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그 지방에는 훗날 "오메가3"라는 이름이 붙는데, 왜 하필 오메가일까요? 그 답은 마지막 편에 숨어 있어요.
이제 이야기는 얼음의 땅으로 넘어갑니다. 다음 편, 두 사람이 개썰매를 타고 이누이트들의 피를 모으러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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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Queen of Fats》 – Susan Allport
오메가3가 어떻게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교양서입니다. 실제로 책의 초반부에 “A Trip to Greenland”라는 장이 있고, Bang과 Dyerberg의 이름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개썰매를 타고 온 의사들」 이야기의 배경을 더 알고 싶은 독자에게 아주 잘 맞습니다.
📖 참고자료
🔹 Fodor 외 – "Fishing" for the origins of the "Eskimos and heart disease" story (2014)
오타와 심장연구소 연구진이 40년간 쌓인 자료를 검토한 논문입니다. 방과 뒤에르베르의 1970년대 연구는 이누이트의 관상동맥질환 유병률 자체를 조사한 적이 없는데도 심혈관 보호 효과의 근거로 계속 인용되어 왔다고 지적합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그린란드·캐나다·알래스카 이누이트의 관상동맥질환은 다른 인구집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5064579/
🔹 Bang, Dyerberg & Nielsen – Plasma lipid and lipoprotein pattern in Greenlandic West-coast Eskimos (1971)
방과 디어베르그 연구팀이 그린란드 서부 이누이트의 혈중 지질과 지단백질을 조사해 발표한 초기 연구입니다. 1971년 The Lancet에 실린 논문으로, 이후 해양성 지방산 연구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4102857/
🔹 Bang, Dyerberg & Sinclair – The composition of the Eskimo food in north western Greenland (1980)
1976년 겨울 북서부 그린란드 성인 50명의 실제 식사를 조사한 연구입니다. 당시 식단에는 물개와 생선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덴마크 식단과 비교했을 때 n-3 계열 다중불포화지방산의 구성이 크게 달랐다고 보고했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7435433/
※ 면책조항: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흥미를 위한 콘텐츠로, 일부 장면과 표현은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특정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의학적 조언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성분 및 섭취 방법은 제조사나 전문가의 지침을 확인하시기 바라며, 개인의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액 응고 관련 약을 드시는 경우에는 섭취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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