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개썰매를 타고 온 의사들/소설 같은 이야기 (1/3편)



개 6마리가 끄는 눈썰매를 탄 남자. 설산과 눈에 덮인 평야.

우리가 약국이나 마트에서 쉽게 만나는 오메가3.
하지만 이 작은 캡슐의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뜻밖에도 북극의 얼음바다와 이누이트의 식탁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부터는 오메가3의 효능이나 먹는 법이 아니라, 오메가3가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는지 그 시간을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논문 속에 남아 있는 실제 연구와 인물들을 바탕으로 풀어보는, 조금은 소설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1970년, 덴마크의 한 병원 연구실에서 시작됩니다.

이상한 숫자에서 시작된 이야기

1970년, 덴마크 올보르(Aalborg)의 한 병원 연구실.

젊은 의사 요른 뒤에르베르(Jørn Dyerberg)는 이상한 숫자 하나에 마음이 붙잡혔어요.

당시 알려진 통계에 따르면 그린란드 이누이트 중년 남성의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 비율은 미국 남성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45~65세 남성의 사망 원인 가운데 허혈성 심장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그린란드에서는 약 5.3%, 미국에서는 약 40.4%로 보고돼 있었어요.

다만 이 숫자는 당시 연구자들이 이용했던 사망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훗날에는 당시 그린란드의 진단과 사망 기록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심장병 발생률이 그렇게 낮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1971년 Bang·Dyerberg 연구|PubMed
이누이트 심장병 가설을 재검토한 2014년 논문|PubMed

그래도 당시 젊은 연구자에게 이 숫자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수수께끼였습니다.

당시 의학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방, 심혈관질환의 관계가 중요한 연구 주제로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뒤에르베르 역시 심근경색 환자의 혈중 지질과 지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누이트의 전통적인 식생활은 지방이 많은 해양 동물을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하던 사람들

이누이트가 특별한 건, 지구 어디와도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에요.

그린란드와 캐나다 북부, 알래스카 같은 북극권. 농사를 짓기 어려운 얼음의 땅에서 이누이트는 오랫동안 사냥과 어업에 크게 의존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가장 중요한 곳 가운데 하나가 바다였어요.

그래서 이누이트는 바다를 사냥하며 살았습니다. 남자들은 개썰매를 몰고 얼음판 위로 나가, 숨 쉬러 올라오는 바다표범을 기다렸어요. 작살로 물범을 잡고, 때로는 바다코끼리와 고래, 얼음 밑을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사냥에 성공한 날이면 고기는 마을 사람들과 나누었어요. 혼자 배불리 먹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는 것이 이 땅의 오랜 생활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니 전통적인 식탁에는 바다표범과 생선, 고래 같은 해양 동물과 그 지방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바로 이 점이, 뒷날 덴마크 연구진을 북극까지 이끈 열쇠였습니다.

실제로 뒤에르베르와 방의 연구팀이 이후 조사한 이누이트 식단에서는 물개와 생선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고, 덴마크 식단과 비교했을 때 지방산의 구성이 크게 달랐습니다.

이누이트 전통 식단 연구|PubMed

생각해 보세요.

세상 대부분의 사람은 여러 가지 음식을 섞어 먹어요. 그래서 누가 건강하면 어느 한 음식 때문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당시 연구자들의 눈에 북서부 그린란드의 이누이트 식생활은 서구의 식생활과 상당히 달라 보였습니다.

특히 해양 동물과 생선에서 얻는 지방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그렇다면 그들의 피 속 지방도 덴마크 사람들과 다를까?

그 답을 알고 싶다면 직접 그린란드로 가야 했습니다.

방과 뒤에르베르, 그린란드를 향하다

이 모든 걸 뒤에르베르에게 처음 일깨워준 사람은 그의 상관이자 스승인 한스 올라프 방(Hans Olaf Bang)이었습니다.

방에게는 오래된 기억이 하나 있었어요. 그는 1950년대 그린란드를 방문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이누이트의 심장질환이 드물다는 당시의 보고와 그들의 독특한 식생활은 다시 그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자네가 만든 그 분석법 있잖나."

방이 뒤에르베르에게 그린란드에 가서 이누이트의 혈중 지질을 직접 조사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뒤에르베르는 박사 연구를 하면서 혈액 속 지질과 지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린란드.

지도 위 저 위쪽 끝,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인 땅. 따뜻한 진료실을 떠나 그 혹한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 충분한 연구비와 장비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마음을 먼저 움직인 건 논리가 아니었어요.

개썰매를 타고 눈과 얼음 위를 달린다는 것. 아무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향해, 세상 끝으로 떠난다는 것.

젊은 의사의 가슴이 먼저 뛰었습니다.

1970년 8월, 첫 그린란드 탐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가시죠."

그렇게 방과 뒤에르베르, 그리고 연구에 참여한 아세 브뢴둠 닐센(Aase Brøndum Nielsen)은 1970년 8월과 9월, 그린란드 북서쪽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이 첫 탐사에서 채취한 혈액을 분석한 결과는 이듬해인 1971년 The Lancet에 발표됩니다.

연구진은 그린란드 서해안 이누이트의 혈중 지질과 지단백질이 덴마크 사람들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1971년 최초 연구|PubMed

그래서, 이게 뭐냐면요

지금 우리가 흔히 듣는 "오메가3와 심혈관 건강"이라는 이야기가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배경에는, 1970년 그린란드로 떠난 연구자들의 탐사가 있었습니다.

해양 동물을 많이 먹는 이누이트의 식생활과 혈액 속 지방은 왜 덴마크 사람들과 달랐을까?

그 질문이 방과 뒤에르베르를 북극으로 이끌었고, 이후 EPA와 DHA 같은 해양성 오메가3 지방산 연구가 활발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는 기억해야 합니다.

“이누이트는 심장병에 거의 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오늘날에는 당시 기록의 한계 때문에 그대로 사실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2014년에는 과거 자료를 다시 검토한 연구자들이 이 오래된 이야기에 상당한 과장이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누이트와 심장병 이야기 재검토|PubMed

그렇다고 방과 뒤에르베르의 연구가 의미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실제로 이누이트의 혈액을 조사했고, 이후 식단과 지방산을 연구하면서 해양성 지방산 연구가 크게 발전한 것은 오메가3 연구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미리 궁금해해도 좋을 게 있어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그 지방에는 훗날 **“오메가3”**라는 이름이 붙는데, 왜 하필 오메가일까요?

그 답은 마지막 편에 숨어 있어요.

이제 이야기는 얼음의 땅으로 넘어갑니다.

다음 편, 두 사람이 개썰매를 타고 이누이트들의 피를 모으러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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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실제 연구와 오메가3 연구 역사를 바탕으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대화와 장면 묘사 일부는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것이며 실제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닙니다. 오메가3가 모든 사람의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건강 상태나 복용 중인 약에 따라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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