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피 속에서 찾아낸 이름/소설 같은 이야기 (3/3편)
그린란드에서 모은 130명의 혈액은 이제 연구실로 돌아왔습니다. 연구자들이 알고 싶었던 것은 하나였어요. 이누이트의 피는 덴마크 사람들의 피와 무엇이 다를까?
그 작은 혈액 시료들은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지방산의 차이를 보여주었고, 연구는 오늘날 우리가 잘 아는 오메가3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제 마지막 이야기는 그 작은 혈액 시료들이 들려준 뜻밖의 결과에서 시작됩니다. 그 속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오메가3’라는 이름은 어떻게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는지, 그 뒤 반세기 동안 이어진 이야기를 따라가 볼게요.
피 속에서 발견된 뜻밖의 차이
올보르(Aalborg)로 돌아온 세 사람 앞에, 북극에서 가져온 혈액 시료들이 놓였어요.
이제 진짜 일이 시작됐습니다. 이누이트들의 피와, 비교를 위해 모아둔 덴마크 사람들의 피. 두 종류의 혈액 속 지방 성분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작업이었어요.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어요.
1971년 발표된 첫 연구에서 이누이트의 혈액은 덴마크 사람들과 비교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과 일부 지단백질 수치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1971년 Bang·Dyerberg·Nielsen 연구|PubMed
그리고 연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그 피 속의 지방산을 더 자세히 분석했고, 1975년 이누이트의 혈액에서 덴마크 사람들과 뚜렷하게 다른 지방산 구성을 보고했습니다.
특히 오늘날 EPA라고 부르는 지방산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DHA를 포함한 해양성 오메가3 지방산에 관한 연구도 이후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누이트가 즐겨 먹던 바다표범과 물고기. 그들의 전통적인 식생활에는 해양성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었어요.
같은 지방이라도 다 같은 지방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런데 왜 하필 "오메가3"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사람 이름도, 발견한 지역 이름도 아니에요. 그리스 알파벳에서 왔습니다.
오메가(ω)는 그리스 알파벳의 맨 마지막 글자예요. 첫 글자가 알파(α), 끝 글자가 오메가죠. "알파와 오메가"라는 말이 "처음과 끝"을 뜻하는 것도 그래서예요.
지방산은 탄소들이 사슬처럼 길게 이어진 구조인데, 화학에서는 그 사슬의 메틸기 쪽 끝을 오메가 끝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 오메가, 즉 꼬리 끝에서부터 세었을 때 세 번째 탄소에서 첫 번째 이중결합이 시작되는 지방산이 바로 오메가3예요.
그러니까 오메가3라는 이름은 어떤 위대한 학자의 이름이 아니라, "지방 사슬의 꼬리에서 세 번째"라는 아주 담백한 구조의 표현인 셈이죠. 얼음의 땅에서 연구자들의 관심을 끈 그 특별한 지방에는, 이렇게 소박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연구는 '피가 굳는 성질'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뒤에르베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질문이 남아 있었어요.
이 지방산은 대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 걸까?
여러 해에 걸친 연구 끝에, 그는 한 가지 실마리를 찾아냅니다. 열쇠는 혈소판과 피가 굳는 과정에 있었어요.
우리 몸은 다치면 피가 굳어 상처를 막습니다. 꼭 필요한 기능이에요. 그런데 혈관 안에서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1978년 뒤에르베르 연구팀은 사람의 혈소판을 이용한 실험에서 EPA가 아라키돈산과 달리 혈소판 응집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1979년에는 이누이트와 덴마크 사람들의 혈액응고 기능과 혈소판의 지방산 구성을 비교한 연구도 이어졌습니다.
개썰매를 타고 얼음판을 누비며 시작된 그 고생이, 마침내 오메가3 연구의 중요한 한 장으로 이어진 거예요.
그린란드에서 시작된 질문은 세계로 퍼졌습니다
이 연구는 곧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늘날 약국과 마트 진열대를 가득 채운 오메가3 영양제와 "생선과 심장 건강"에 관한 수많은 연구. 그 역사의 한 뿌리를 따라 내려가면, 1970년 그린란드에서 시작된 연구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오메가3가 모든 사람의 심장병을 예방한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연구 결과는 섭취 형태와 용량, 그리고 대상자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다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생선과 해산물을 균형 잡힌 식사의 일부로 먹는 것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EPA·DHA 보충제는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대상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2014년, 캐나다의 한 연구진이 이 유명한 발견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방과 뒤에르베르는 이누이트의 피를 분석했을 뿐, 그들이 정말 심장병에 덜 걸리는지는 직접 조사한 적이 없다는 거였어요. 당시 낮은 심장병 발생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고, 이후 자료에서는 이누이트의 관상동맥질환이 특별히 적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오메가3가 헛것이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 발견 이후 반세기 동안 쌓인 연구들이 EPA와 DHA의 역할을 계속 확인해 왔으니까요. 다만 출발점이 된 그 이야기만큼은, 우리가 알던 것보다 조금 덜 완벽했던 셈입니다.
과학이라는 게 원래 그렇습니다. 한 번 밝혀졌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되묻고 다시 확인하면서 나아가죠.
생선을 많이 먹으면 무조건 좋을까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그럼 생선 많이 먹으면 무조건 좋겠네?" 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거기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수은이에요. 황새치나 상어, 왕고등어(King mackerel), 눈다랑어(Bigeye tuna)처럼 일부 큰 생선에는 수은이 많이 들어 있을 수 있어요.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 수유 중인 사람과 어린이는 생선 종류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둘째는 소금이에요. 소금에 절인 생선이나 젓갈처럼 나트륨이 많은 음식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생선을 무작정 많이"가 아니에요. 다양한 생선 가운데 수은이 적은 종류를 선택하고, 너무 짜지 않게 적당량 먹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게 뭐냐면요
오메가3라는 이름 뒤에는, 북극으로 향한 연구자들과 팔을 걷어 피를 내어준 이누이트들이 있어요. 우리가 오늘 쉽게 만나는 그 작은 오메가3 캡슐 뒤에는, 얼음과 바람 속에서 시작된 연구의 역사가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50년이 지난 지금도 오메가3의 효과와 한계를 확인하는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음에 오메가3라는 이름을 보게 된다면, 잠시 그 이름을 따라 5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세요. 차가운 그린란드의 바다, 얼음의 땅에서 시작된 작은 질문, 그리고 그 답을 찾아 이어진 수많은 연구들. 우리가 오늘 쉽게 부르는 ‘오메가3’라는 이름 속에는 그렇게 반세기가 넘는 이야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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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나오는 연구자, 연구 시기, 장소, 연구 대상과 결과 등은 실제 논문과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다만 당시 논문에 기록되지 않은 대화, 인물의 생각과 감정, 날씨와 풍경, 이동 과정과 현장의 세부 장면은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상상하여 재구성한 표현입니다. 이러한 장면은 역사적으로 확인된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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