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얼어붙은 피를 모으다/소설 같은 이야기 (2/3편)



노트와 책 이놓여진책상과 실험실.창문으로보이는 설산과 빙하.

1970년 8월, 세 사람이 그린란드 북서 해안에 발을 디뎠어요.

뒤에르베르, 방, 그리고 동료 연구자 아세 브뢴둠 닐센(Aase Brøndum Nielsen).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북극의 여름이었습니다. 바람은 살을 에었고, 바다에는 아직 얼음 조각이 떠다녔어요.

이들에게는 번듯한 실험실이 없었습니다. 연구비도 여기저기서 겨우 긁어모은 게 전부였어요. 검사에 쓸 장비는 올보르에서부터 직접 짊어지고 왔고, 시료를 차갑게 보관할 냉장고 대신 북극의 공기가 그 일을 대신했습니다.

계획은 단순했어요. 이누이트의 피를 뽑아, 그 안에 든 지방 성분을 분석한다. 말은 간단했지만, 현실은 전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벽은 장비도, 추위도 아니었어요. 사람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어요. 어느 날 낯선 백인 의사들이 마을에 나타나서는, 팔을 걷어 올리고 피를 좀 달라고 합니다. 이누이트들이 선뜻 응할 리가 없었어요. 말도 통하지 않고, 왜 그래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으니까요.

세 사람은 마을 하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걸 곧 깨달았습니다. 충분한 사람의 피를 모으려면, 흩어져 사는 사냥꾼들을 찾아 얼음판을 가로질러야 했어요.

* * *

그래서 그들은 개썰매에 올랐습니다.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끄는 건 나누크였어요. 그린란드 말로 "북극곰"이라는 이름을 가진, 눈보라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늙은 리드견이었습니다. 나누크가 낮게 짖으며 발을 내딛자, 뒤따르던 개들이 일제히 힘을 모았고, 썰매가 미끄러지기 시작했어요. 세상은 이내 온통 하얗게 열렸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건, 올보르에서는 상상도 못 하던 풍경이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새하얀 벌판이 지평선까지 이어졌어요. 하늘은 시리도록 파랬고, 얼어붙은 바다 위로는 집채만 한 빙산들이 파란빛을 머금은 채 조용히 떠 있었습니다. 햇빛이 눈밭에 부딪혀 사방이 은가루를 뿌린 듯 반짝였어요. 들리는 소리라곤 썰매 날이 눈을 가르는 소리와, 개들의 거친 숨소리, 그리고 귓가를 스치는 바람뿐이었습니다.

나누크는 지친 기색도 없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어요. 어디에도 길이라곤 보이지 않는 하얀 벌판이었지만, 그 늙은 개는 코끝으로 방향을 알았습니다. 뒤에르베르는 문득 생각했어요. 사람이, 그리고 이 개들이, 이토록 아름답고 이토록 혹독한 땅에서 수천 년을 함께 살아왔다니. 이 얼음의 세계가 그 사람들의 피에 무엇을 새겨 넣었을까. 썰매가 달리는 내내,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 * *

한참을 달려 한 마을에 닿으면, 사냥꾼과 그 아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설득했습니다.

피 몇 방울만 주십시오. 아프게 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왜 그렇게 건강한지, 왜 남쪽 사람들이 앓는 병에 걸리지 않는지, 그 비밀을 알고 싶습니다.

통역을 거치고, 손짓을 더하고,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했어요. 어떤 이는 고개를 저었고, 어떤 이는 팔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유리병 속에 이누이트들의 피가 한 방울, 두 방울, 한 병, 두 병 모여 갔어요.

밤이 되면 세 사람은 좁은 숙소에 모여 앉았습니다. 낮에 모은 피를 정리하고, 얼지 않게 갈무리하고, 다음 마을로 갈 길을 확인했어요. 손끝은 곱았고 몸은 지쳤지만, 유리병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뭔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누크와 개들은 숙소 밖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다음 날의 얼음길을 위해 잠들었어요.

그렇게 모은 피가 130명분이었습니다. 서른 살이 넘은 남자와 여자들의 피였어요.

하지만 정작 그 피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알지 못했어요. 그건 올보르로 돌아가, 제대로 된 실험실에서 분석해 봐야 알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 * *

원정의 끝, 세 사람은 소중한 유리병들을 상자에 담아 단단히 봉했어요. 이 얼어붙은 피가, 남쪽으로 돌아가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뒤에르베르는 아직 몰랐습니다. 그 병들 안에, 앞으로 반세기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영양제 통에 적어 넣게 될 이름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게 뭐냐면요

오메가3의 발견은 깨끗한 실험실에서 뚝딱 나온 게 아니었어요. 개썰매를 타고 북극을 누비며, 낯선 사람들에게 피 한 방울을 부탁하고 또 부탁한, 아주 고단한 발품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유리병들이 남쪽으로 돌아가 무엇을 밝혀냈는지는, 마지막 편에서 이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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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Queen of Fats》 – Susan Allport
오메가3 연구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했는지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Google Books에서 Bang과 Dyerberg, Greenland 관련 내용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2편과 아주 잘 맞습니다.
Google Books에서 보기

📖 참고자료

🔹 Fodor 외 – "Fishing" for the origins of the "Eskimos and heart disease" story (2014)

오타와 심장연구소 연구진이 40년간 쌓인 자료를 검토한 논문입니다. 방과 뒤에르베르의 1970년대 연구는 이누이트의 관상동맥질환 유병률 자체를 조사한 적이 없는데도 심혈관 보호 효과의 근거로 계속 인용되어 왔다고 지적합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그린란드·캐나다·알래스카 이누이트의 관상동맥질환은 다른 인구집단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25064579/

🔹 Bang, Dyerberg & Nielsen – Plasma lipid and lipoprotein pattern in Greenlandic West-coast Eskimos (1971)
방과 디어베르그 연구팀이 그린란드 서부 이누이트의 혈중 지질과 지단백질을 조사해 발표한 초기 연구입니다. 1971년 The Lancet에 실린 논문으로, 이후 해양성 지방산 연구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4102857/

🔹 Bang, Dyerberg & Sinclair – The composition of the Eskimo food in north western Greenland (1980)
1976년 겨울 북서부 그린란드 성인 50명의 실제 식사를 조사한 연구입니다. 당시 식단에는 물개와 생선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덴마크 식단과 비교했을 때 n-3 계열 다중불포화지방산의 구성이 크게 달랐다고 보고했습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7435433/

※ 면책조항: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흥미를 위한 콘텐츠로, 일부 장면과 표현은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특정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의학적 조언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성분 및 섭취 방법은 제조사나 전문가의 지침을 확인하시기 바라며, 개인의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액 응고 관련 약을 드시는 경우에는 섭취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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